콜라보다 더 위험할 수도? 탄산수, 치아 부식의 뜻밖의 주범

건강을 생각해 설탕이 들어 있지 않은 탄산수를 골랐던 분들이라면, 오히려 그 선택이 치아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. 탄산수 특유의 청량감 덕분에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되었지만, ‘설탕이 없으니 괜찮겠지’라는 안심은 오늘부터 버려야 할지도 모릅니다.

 

알고 보면 톡 쏘는 그 느낌의 원인인 탄산 자체가 치아 건강을 해치는 숨은 주범이기 때문이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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치아를 녹이는 ‘탈회’의 비밀…탄산수의 pH를 아시나요?

건강을 챙기겠다며 마시는 탄산수가 사실은 치아를 천천히 녹일 수 있다는 사실, 생각해 보셨나요? 탄산수는 일반 물과 달리 pH 수치가 훨씬 낮아 치아 표면을 감싸는 법랑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. 법랑질은 pH 5.5 이하의 산성에 노출되면 미네랄을 잃고 약해지는 ‘탈회’가 일어납니다.

 

• 맑은 물의 pH는 7.0으로 중성이지만, 대부분의 탄산수는 pH 3.0~5.0 사이의 약산성입니다.
• 이 정도의 산성은 콜라나 오렌지 주스와 비슷한 수준이고, 특히 레몬이나 라임처럼 구연산이 들어간 탄산수는 산도가 더 높아 치아에 더 치명적이 될 수 있습니다.

산성 음료를 마시면 입 안의 pH가 급격히 낮아집니다. 이렇게 산성이 강해지면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과 인산염 같은 미네랄이 녹아나와 치아가 점점 약해지게 됩니다. 이 과정을 탈회 (Demineralization) 라고 부르죠.

• 특히 탄산수를 자주, 그리고 오랫동안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치아 표면이 계속 산에 노출되어 탈회가 빨라집니다.
• 이렇게 약해진 치아는 충치균이 쉽게 자리 잡을 수 있어 충치 위험도 높아집니다.

탈회가 진행된 치아에는 눈에 안 보이는 작은 구멍이 생기고, 결국 치아가 무르고 약해져 충치가 생기는 원인이 됩니다. 건강을 위해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를 고른 게 오히려 치아에 부담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는 셈입니다.

 

 

탄산수, 치아 부식 얼마나 심각할까?

탄산음료와 달리 탄산수에는 설탕이 들어 있지 않아 충치균의 먹이가 되는 당류는 없지만, 산성도만으로도 치아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. 실제로 몇몇 연구에서는 탄산수에 치아를 담갔을 때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법랑질이 부식되기 시작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.

 

• 치과 전문의들도 탄산수를 물처럼 자주 마시거나, 오랜 시간 입안에 머금고 있는 습관은 만성 치아 부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.
• 탄산수에 자주 노출된 치아는 쉽게 시리거나, 찬 것·뜨거운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.
• 이때 바로 칫솔질을 하면 약해진 법랑질이 더 마모돼 치아 손상이 심해질 우려가 있습니다.

따라서 단순히 설탕이 없다는 이유로 탄산수를 무분별하게 마시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. 몸에 좋은 음료를 골랐다가 오히려 치아 건강을 잃을 수 있으니, 현명한 섭취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

 

 

 

현명하게 탄산수를 즐기는 습관

탄산수를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, 올바른 습관을 들여 치아에 해가 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. 사실, 몇 가지 간단한 생활 습관만 지켜도 치아 건강을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.

 

• 먼저, 탄산수를 마실 때는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. 이렇게 하면 탄산수가 치아에 직접 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부식 위험이 낮아집니다.
• 또한 탄산수를 마신 뒤에는 꼭 물로 입을 헹궈 주세요. 깨끗한 물로 가볍게 입안을 씻어내면, 탄산수의 산성 성분이 남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.
• 식사 중에 탄산수를 마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. 식사할 때에는 침이 더 많이 분비되어 산을 희석하고 중화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.

그리고 탄산수를 마신 직후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지 말고, 약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하는 것이 좋습니다. 산성 음료를 마신 뒤엔 치아가 잠시 약해지는데, 이 시기에 양치하면 오히려 치아가 더 쉽게 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.

 

 

 

탄산수는 설탕이 없어 건강 음료처럼 보여도, 탄산 자체의 산성 때문에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세요. 건강을 생각해 탄산수를 선택했다면, 그에 맞는 섭취 습관도 함께 지켜야 합니다.

 

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, 오늘부터라도 조금 더 신경 써서 탄산수를 즐기시길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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